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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류골프장\'에 \'삼류사용자\' 때문에 \"노동자는 괴롭다\"
등록일 2006-01-09 12:57:41 작성자 gcsak
조회수 2749 연락처  
2006년 새해가 밝았다. 다들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신년 설계에 취해 단잠에 들었으리라. 그러나 그렇지 못한 이들도 있다. 노동계 언어로 '장기투쟁사업장'. 길게는 1년 넘게, 짧게는 석달 넘게 최소한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빼앗긴 직장을 찾기 위해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싸워야 하는 이들이 있다. 신년을 맞아 매일노동뉴스가 이들을 찾아, 이들의 주장과 요구, 그리고 바램을 들어본다. <신년기획 장기투쟁사업장을 찾아>는 화학노련 한국시멘트노조(139일), 금속노조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367일), 화섬노조 KCC아산지회(6개월), 서비스연맹 레이크사이드CC노조(3개월), 공공연맹 칠곡환경지회(10개월)의 순으로 연재된다. 신년에는 이들이 한사람도 빠짐없이 빼앗긴 일터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찾기 바란다.<편집자 주>

지난해 문을 연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총 72홀)에 밀려 국내 최대규모라는 명성은 희미해졌으나, 경기도 용인시에 위치한 레이크사이드CC는 재작년까지만 해도 동양 최대규모(총 54홀) 골프장으로 통했다. 압도적인 규모뿐 아니라 부킹(예약)이 잘되는 걸로도 유명한 이 골프장은, 오래 기다리지 않고도 골프를 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인들을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다. 레이크사이드CC가 소위 명문 골프장이자 귀족 골프장으로 통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 레이크사이드CC에는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등 거물급 인사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 매일노동뉴스


골프장을 찾는 회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 골프장이 왜 귀족 골프장으로 불리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전 재산 26만원으로도 골프를 칠 수 있다는 놀라운 능력을 몸소 재현하고 있는 전두환 전 대통령을 비롯, 노태우 전 대통령, 김종필 전 총리, 이명박 서울시장, 정몽준 의원 등 날아가는 새도 떨어뜨릴 만한 정치인들이 이 골프장의 주요 회원이다. 정치인뿐 아니라 삼성, 현대 등 굴지의 대기업 임원들이 이 골프장을 즐겨 찾으며, 노동자들에게는 악덕기업주로 알려져 있는 호텔리베라(신안그룹)의 박순석 회장과 상떼힐익산CC(성원건설)의 전윤수 회장도 이 골프장의 단골 고객이다.

“그 사장님이 그럴 분이 아닌데…. 얼마나 점잖으신 분인데요.” 자기 사업장 노동자들에겐 더 없이 못되게 구는 자들이, 이 골프장에서는 ‘점잖은 분’으로 통하고 있다는 점도 이채롭다.

하여간, 이렇게 잘나가는 골프장에 지난해 8월 노동조합이 만들어졌다. 주주들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어지러운 틈바구니에서, 고용안정을 보장받기 위해 골프장 정규직 직원 128명이 ‘단결’한 것이다.

노조의 요구사항은 간단명료하다. 노조가 만들어졌으니 ‘노조활동을 보장하라’는 것과, 주주들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통에 노동자들이 고용불안을 느끼고 있으니 ‘고용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노조활동 보장’ 요구에는 ‘노조 전임자 인정’ 및 ‘노조 사무실 제공’ 요구도 포함돼 있다. 더도 덜도 아닌 딱 여기까지가, 노조의 요구사항이다.

“그들에겐 그 흔한 천막조차 없다”

기자가 처음 레이크사이드CC를 찾은 건 지난달 22일이었다. 조합원들이 그 흔한 천막 한 동 치지 못하고, 골프장 코스관리부 직원들로 구성된 ‘구사대’와 골프장측이 동원한 100여명의 경비용역업체 직원들에 맞서 매일 전쟁을 치르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있던 와중이었다.

이날은 기자뿐 아니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소속 간부 및 조합원 400여명이 함께 레이크사이드CC를 찾았다. "구사대에게 빼앗긴 천막을 돌려받자”는 투쟁지침 아래 400여명의 조합원들이 우르르 골프장 클럽하우스로 몰려 들어갔다.


▲ 노동조합의 마지막 파라다이스 였던 천막 사무실. '구사대'의 철거로 지금은 남아있지 않다.
ⓒ 매일노동뉴스


여기서 ‘천막’이라는 것은 ‘천막 농성’할 때 농성장으로 쓰이는 천막이 아니라, 레이크사이드CC노조가 ‘노조 사무실’로 사용하던 천막을 말한다. 레이크사이드CC노조는 지난해 10월26일부터 골프장 클립하우스 옆에 천막을 치고 노조 사물실로 사용해 왔다.

“비록 천막 사무실이었지만, 조합원들이 하나둘 갖다놓은 살림살이들에 컴퓨터와 책상까지 갖추어 놓았지요. 우리들한텐 그 어떤 호텔보다도 아늑한 사무실이었는데….” 정필윤 노조위원장은 채 2개월도 사용하지 못하고 ‘구사대’들의 손에 철거된 노조 사무실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까워 죽겠다는 표정이다.

“8월2일 노조가 만들어지고, 9월29일 본교섭 4차례만에 노동위원회 조정마저 결렬되자, 10월16일 노조가 파업에 돌입했습니다. 그러자 골프장측은 10월27일 직장폐쇄를 단행했고, 11월29일에는 서울동부지법이 골프장측의 요구를 받아들여 노조에 업무방해 가처분 명령을 내리기도 했죠.”

쟁의행위가 발생한 사업장의 단골메뉴인 ‘직장폐쇄’와 ‘가처분’이 레이크사이드CC에도 등장했고, 급기야 12월1일2에는 골프장 코스관리부 직원들이 노조의 천막 사무실을 철거하는 사태까지 이른 것이다.


▲ 골프장 입구에 직장폐쇄를 알리는 공고문이 나붙었다. ⓒ 매일노동뉴스


레이크사이드CC 노동자들에게 ‘고용불안’의 그늘이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노조가 만들어지기 한달 전인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는 윤맹철 전 대표이사와 친동생 윤대일 현 대표이사가 골프장 경영권을 둘러싸고 맞소송을 벌이던, 이른 바 ‘형제의 난’이 한창인 하수선한 시기였다.

“지난 7월 새 대표이사로 선임된 윤대일씨가 ‘윤맹철 전 대표이사를 지지하며 업무지시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원들을 해고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노동자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고용불안’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요. 이런 와중에 노조가 만들어졌는데, 신임 대표이사 등 골프장측은 노조가 전임 이사를 지지하는 세력인 양 몰아붙이기에만 급급했죠.” 손용석 노조 부위원장의 설명이다.


▲ "노조는 일단 정지!" 골프장측이 고용한 용역업체 직원들이 골프장 진입로를 막고 조합원들의 출입을 저지하고 있다. ⓒ 매일노동뉴스


실제 골프장측의 노조에 대해 깊은 불신은, 골프장이 발행한 소식지 곳곳에서 엿보인다. 골프장이 지난해 11월8일 발행한 소식지에는 “전임 경영진의 지원 아래 설립된 노동조합에 의한 불법파업”이라거나, “신임 경영진이 회사의 유일하고도 적법한 경영주체라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고, 일부 세력의 거짓정보에 근거한 잘못된 이해가 잔존하고 있다”는 등의 표현을 빌어 노조를 비난하고 있다.


▲ 레이크사이드CC노조 조합원들은 노조 사무실이 따로 없기 때문에, 민주노총 경기본부 회의실을 빌려 식사도 하고 회의도 한다. ⓒ 매일노동뉴스

고용에 불안을 느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을 만들자, 골프장측은 공개적인 입장 발표를 통해 “고용불안은 없다"면서, "가족 같은 직원들을 아무 이유 없이 해고하겠나”라고 했다가, 다시 뒤돌아서서는 “노조는 전임 이사를 지지하는 불온한 세력”이라고 공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쉽게 말해 “노조를 믿을 수 없다”는 게 골프장측의 정확한 속내다.

“특히 골프장측은 식음료, 프론트, 예약 담당 업무를 맡고 있는 클럽하우스 직원들과 골프장 잔디 및 수목관리를 전담하는 코스관리부 직원을 분리해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골프장측이 어떠한 감언이설을 늘어놓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노조 사무실 철거 사건에서 보듯이 현재 코스관리부 직원들은 철저히 골프장 경영진의 의도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정필윤 노조 위원장의 설명대로라면, 전·현임 이사라는 두 마리의 고래 싸움이 노동자들 사이에 지우기 힘든 금을 깊게 그어놓고 있었다.

“누가 사장되든 관심 없어…고용안정 보장하고 노조활동 인정하라!”


▲ 레이크사이드CC노조 조합원들은 사장집 앞 선전전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한다. ⓒ 매일노동뉴스


‘병째로 술을 마시면 멍멍이가 된다’는 병술년 개띠해가 밝았지만, 레이크사이드CC노조 조합원들의 일상은 여전하다. 6일 현재 파업 83일째를 맞는 조합원들은 △새벽 6시30분 기상 △7시40분~9시30분 분당에 있는 윤대일 대표이사 집 앞에서 ‘고용안정 및 노조인정’ 촉구 피켓팅 △10시~11시30분 골프장 정문에서 ‘사설 경비업체 용역직원 철수 촉구’ 피켓팅 △12시~1시30분 수원 경기 지방노동위원회 앞 ‘노동부 중재 촉구’ 약식 집회 △2시~3시 식사 △3시~4시 하루 평가회의라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 전기밥솥에 묵혀둔 찬밥과 집에서 챙겨온 김치뿐인 식단이지만, 식사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 매일노동뉴스

경영진의 직장폐쇄 조치로 골프장에 들어갈 수도 없고, 들어간다고 해서 노조 사무실조차 없는 이들이기에, 식사와 회의는 수원시에 있는 민주노총 경기본부 회의실을 빌려 해결하고 있다. 밥은 쌀을 사다가 지어 먹고, 반찬은 조합원들이 각자의 집에서 ‘수거’해 왔다. 빠듯한 일정에 따로 국까지 끓여먹을 여유가 없어서, 컵라면이 필수 메뉴가 됐다.

현재까지 노동조합의 투쟁에 결합하고 있는 조합원 수는 40여명. 이중 20여명이 투쟁 일정에 동참하고 있으며, 나머지 20여명은 ‘생계 투쟁’ 중이다.

“일부는 골프장측의 회유와 협박에 못이겨 골프장으로 돌아갔고요. 일부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계투쟁을 벌이고 있어요.” 30대 초반의 한 여성 조합원은 본인 역시 붓던 적금을 해약하고, 핸드폰도 끊기기 직전이라며 “아무래도 돈 때문에 겪는 불편함이 제일 크다”고 털어 놓았다.


▲ "노동부가 나서서 노사문제 해결하라" 조합원들의 또다른 일과, 수원노동사무소 앞 집회.
ⓒ 매일노동뉴스


일주일만 더 지나면 파업에 돌입한 지 꼭 석달째를 맞는 레이크사이드CC노조. 조합원들은 “아직까지는 버틸 만하다”고 입을 모으지만,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도 말한다.

“우리들은 누가 사장이 되든 아무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안정적으로 일하게 해달라는 것과, 노동조합의 활동 자체를 인정해 달라는 것뿐입니다. 투쟁이 길어지면서 생계적인 어려움도 생기고, 몸에 병이 오는 조합원들도 늘고 있는데요. ‘새벽은 온다’는 희망을 가지고 버티고 있습니다.”

2002년도부터 골프장 현관 관리업무를 해왔다는 임종협 씨의 바람대로 레이크사이CC노조 조합원들의 가슴마다에 희망을 알리는 새벽해가 찬연히 떠오르길 함께 소망해본다.
구은회(press79@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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