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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잔디는 융단이 아닙니다…실컷 뛰어 노세요
등록일 2008-08-03 17:12:29 작성자 gcsak
조회수 2676 연락처  


19년 한 우물 판 한국 잔디 연구소 부소장 심규열씨

‘들어가지 마시오’ ‘잔디를 보호합시다’
공원 잔디밭에서 자주 눈에 띄었던 문구다. 한국 사람들에게 잔디는 ‘바라보는 대상’이요 ‘밟으면 안 되는 곳’으로 인식돼 왔다.

그런데 “잔디를 많이 밟아주고, 잔디와 함께 놀자”고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이 있다. 19년 동안 잔디만 연구한 ‘잔디의 달인’ 심규열(48)씨다. 그는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산하 한국잔디연구소 부소장을 맡고 있다.

1989년 설립된 한국잔디연구소는 잔디의 생육과 관리에 대한 연구를 하고, 1년 과정의 잔디관리사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심 부소장도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해 20명의 잔디관리사가 배출되고, 이들은 골프장이나 종합운동장 등에 100% 취업이 된다.

심 부소장은 2002년 한ㆍ일월드컵 때 국내 10개 경기장에 잔디를 깔고 관리하는 책임을 맡았다. 까다로운 국제축구연맹(FIFA)의 실사를 무사히 통과해 월드컵이 잘 치러지는 데 일조했다. 당시 품종은 ‘양잔디’로 불리는 캔터키 블루글래스와 라이 글래스를 80대20 비율로 섞었다. 심 부소장은 아찔했던 뒷얘기도 들려줬다.

“토종 잔디를 한 군데는 깔아야 하지 않겠냐는 의견이 많아 대전월드컵경기장에 한국형을 깔았죠. 그런데 FIFA 실사단에서 ‘잔디가 너무 거칠다’며 교체를 요구했어요. 월드컵 개막이 3개월도 안 남았는데 ‘양잔디로 바꾸지 않으면 개최 도시를 일본으로 넘기겠다’고 협박하는 겁니다. 잔디를 새로 깔 수도 없어 한국잔디 위에 양잔디를 덮파종(오버 시딩)한 뒤 노심초사 했는데 다행히 잘 조성됐습니다.”

경남 하동 출신의 심 부소장은 경상대 농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농업진흥청에서 일했다. 그가 잔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89년 드넓은 미국의 잔디밭을 보고 와서부터다. “미국에서 옥수수 다음으로 재배 면적이 넓은 게 잔디입니다. 생활 공간에 깊숙이 파고들어 사람과 함께 사는 게 잔디죠. 소득 수준이 높아질 수록 잔디 산업이 커질 거라고 예상했습니다.”

심 부소장은 95년 ‘잔디의 에이즈’라고 불리는 라지페치병 방제에 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당시에는 농대에도 잔디만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과정이 없었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느라 고생도 많았지만 그만큼 보람도 크다고 그는 말했다.

경기도 성남의 잔디연구소 맞은편에 있는 탄천종합운동장으로 갔다. 프로축구 성남 일화 선수단이 훈련을 하고 있었다. 잔디를 꼼꼼히 살펴본 심 부소장은 “비교적 관리가 잘 되고 있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잔디 관리 직원이 “군데군데 잔디 색깔이 검푸르게 변하고 있어 병이 난 게 아닌가 걱정”이라고 말하자 심 부소장은 “병이 아니라 라이 글래스는 여름철 고온을 잘 못견뎌 색깔이 변하는 것”이라고 설명해줬다.

축구장 잔디가 5m 간격으로 색깔이 다르게 보이는 이유도 알려줬다. 잔디가 누운 방향으로 깎으면 빛 반사 면적이 넓어져 밝게 보이고, 역방향으로 깎으면 잔디가 일어서 반사 면적이 줄어들어 어둡게 보인다는 것이다.

심 부소장이 요즘 가장 신경 쓰는 것은 ‘학교 운동장 잔디 조성 사업’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지원으로 학교 운동장에 잔디를 깔아주고 있는데 대부분 인조잔디라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

심 부소장이 주장하는 인조잔디의 문제점은 ▶폐타이어 등을 갈아 만든 알갱이가 인체에 유해하고 ▶턴 동작 등이 부자유스러워 무릎ㆍ발목 등 부상 위험이 높고 ▶여름철 기온이 천연잔디보다 20도 이상 높고, 무엇보다 화학 구조물이라 자라는 유소년의 정서에도 좋을 게 없다는 것이다.

심 부소장은 가능한 범위에서 천연잔디 구장을 많이 조성할 수 있도록 뜻있는 사람들과 함께 공청회 등을 열어 여론을 모으고 있다.

심 부소장은 “잔디는 융단처럼 잘 관리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닙니다. 군데군데 패이고, 잡풀이 섞여 있어도 사람들이 들어가 밟고 눕고 뛰어놀면 그게 좋은 거지요. 그런 잔디밭이 많이 생길수록 삶의 질은 높아질 겁니다”라고 말했다.

구호를 바꿀 때가 된 것 같다. ‘잔디를 사랑합시다. 들어가서 함께 놀아줍시다.’

축구전문기자 [jerr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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